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5.6%(전분기 대비) 로 추락했다. 한국 제품을 가장 많이 사가는 중국마저 같은 기간 성장률이 7년 만의 최저치인 6.8%(전년 동기 대비)로 떨어져 나라 안팎에서 경제위기 한파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5.6%,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전기 대비 -5.6%의 성장률은 1998년 1분기(-7.8%) 이후,전년 동기 대비 -3.4%의 성장률은 1998년 4분기(-6.0%)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4분기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2007년에 비해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2월 일부 제조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고 수출 투자 소비 모두 악화되면서 당초 전망치보다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현대차 GM대우 쌍용차 등 자동차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거나 공장을 일시 세웠으며 포스코도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량을 감축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기 대비 12.0%,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감소폭은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고용과 향후 소득 감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5.6%나 줄었으며 기업들은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을 우려해 설비투자를 전기 대비 16.1%나 줄였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들어간 만큼 추가 금리 인하 및 재정 지출에 대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도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아 성장률이 작년 1분기 10.6%에서 2분기 10.1%,3분기 9.0%,4분기 6.8%로 급락,경착륙(경기가 급랭하는 것)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월 생산자물가가 1.1% 떨어져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조만간 금리를 다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동 기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