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정세 속 생활고 계속될 듯

이스라엘의 휴전 선언으로 1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포성이 멈췄지만 평화 정착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17일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지만 가자지구 내 지상군은 당분간 계속 주둔시킬 방침이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에 있는 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등 휴전 뒤에도 총성이 계속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휴전 선언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합의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것이기 때문에 휴전 뒤 평화 정착방안이 전혀 담보되지 않았다.

양측은 앞으로 중재국 이집트 등을 통해 가자지구 봉쇄 해제 문제나 국경 개방 문제 등에 걸쳐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지만 이견이 커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전쟁의 목표가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축출하는데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하마스는 3주간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궤멸되지 않고 조직의 명맥을 지켰다.

서열 3위와 5위 핵심 간부를 잃어 지휘체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긴 했지만 시리아에 망명 활동 중인 칼리드 마샤알 최고 지도자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가자지구 통치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온건파인 파타당보다는 강경파인 하마스를 선호하는 입장이어서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집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 150만명의 처참한 생활상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중앙 통계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공격으로 인한 피해액은 최소 14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옥 4천채가 파괴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1만6천채는 파손돼 수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주민 대부분은 식량배급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고 전력 사정도 악화돼 최소 25만명의 주민들이 전기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경제개발위원회의 모하마드 쉬타예는 AP통신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계속된다면 주민들의 생활여건은 최악에 이를 것"이라며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가자지구 재건에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