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코스타리카 등 순방 계획…페루와 FTA 체결
메드베데프, 베네수엘라 방문 … 에너지ㆍ통신 등 협력조약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텃밭인 중남미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주말 워싱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6일부터 23일까지 코스타리카 페루 쿠바 등을 순방한다. 후 주석은 이번 방문 기간 중 페루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6년 칠레에 이어 중남미 국가와는 두 번째 FTA를 맺게 된다. 중국 기업들은 향후 3년간 60억달러를 페루의 광산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후 주석 순방에는 500여명으로 구성된 기업대표단이 수행한다.

후 주석은 또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 코스타리카를 방문,경제 무역 기술 부문에서 양자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조약에 서명하고,양국 간 FTA 협상 개시도 발표할 예정이다. 후 주석이 두 번째로 방문하는 쿠바에서는 무역 등에 관한 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전쟁과 금융위기 등으로 중남미에 신경을 제대로 못쓰는 사이 이들 지역에서의 투자와 교류를 증대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후 주석의 중남미 순방은 이번이 세 번째로,중국과 중남미 간 교역은 지난해 1110억달러로 1995년 이후 13배 늘었다. 이는 후 주석이 2004년 순방 때 2010년까지 중남미와의 교역액을 1000억달러로 늘리자고 한 목표를 3년 앞서 달성한 것이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러시아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오는 26일 베네수엘라를 방문,광산 인프라 에너지 통신 과학기술 농업 교육 물류 분야에서 협력 조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같은 날 러시아 전함이 냉전 이후 처음으로 카리브해로 진입한다. 양국 간 군사 훈련을 위해서다. 러시아는 2005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40억달러 이상의 무기를 판매해왔다. 앞서 러시아는 이달 초 베네수엘라와 각각 20억달러를 출자해 개발은행을 공동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 은행은 천연가스 알루미늄광산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게 된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니스에서 호세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정상들과 만나 금융위기 공동 방안 등을 조율한다. 이 자리에선 지난 8월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으로 중단됐던 EU와 러시아 사이의 파트너십 협정 협상을 언제부터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