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항공당국 책임 가능성 높아

지난달 29일 승객과 승무원 154명의 사망을 가져온 브라질 골(GOL) 항공사 소속 보잉 737기 추락 참사는 소형 항공기와의 공중충돌을 시작으로 2분30초만에 이루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문가의 말을 인용, 19일 보도했다.

캐나다에 본부를 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실시한 보잉 항공기 블랙박스 분석작업에 참여한 브라질 항공 전문가는 "보잉 항공기는 16인승 소형 레가시 항공기와 공중에서 충돌해 오른쪽 날개와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간 뒤 곧바로 방향을 잃기 시작했으며, 아마존 삼림 지역으로 추락하기까지 불과 2분30초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리아 항공당국의 기록에서도 보잉 항공기는 사고 직전 시속 850㎞로 비행하고 있었으나 충돌과 동시에 시속 108㎞로 속도가 급속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종사가 공기 저항을 이용해 응급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추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블랙박스 분석 결과 이번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 공중충돌이 레가시 항공기보다는 브라질리아 항공당국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레가시 항공기의 조종사들은 브라질리아 상공을 통과하기 7~8분 전에 항공당국과 마지막 교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리아 상공을 94㎞ 정도 앞둔 지점이었으며, 공중충돌 사고가 나기 1시간쯤 전이다.

마지막 교신에서 레가시 항공기 조종사들은 "현재 3만7천 피트 고도로 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규정에 따라 브라질리아 상공을 지나면서 3만6천 피트로 고도를 낮춰야 하는지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주파수가 혼선을 일으키면서 교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항공당국과 레가시 항공기 조종사 간에 의사 전달이 잘못돼 고도 변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을 계속하다 공중충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브라질 공군 관계자와 함께 블랙박스 분석 결과와 자체 조사 자료를 종합해 사고원인 규명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