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와 호주 자선행사 연설투어에 나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이 지난 7일 밤 오클랜드에서 열린 첫 행사에서 거듭되는 말실수와 진부한 내용으로 참석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다고 뉴질랜드와 호주 언론이 9일 전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의 부인 셰리 블레어는 이날 헬렌 클라크 총리 등뉴질랜드 정치인들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만찬에서 뉴질랜드를 호주라고 부르는 실수를 두 번이나 저질렀고 내용도 신변 잡담뿐이어서 참석자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셰리 블레어가 6일 동안 두 나라를 방문, 자선 행사에 참석하는 비용으로 33만뉴질랜드 달러(한화 2억4천만원 정도)가 지출될 것으로 한 비밀문서에 의해 밝혀지면서 참석비 수수의혹까지 받고 있는 셰리 블레어의 이날 연설에 대해 한 참석자는한 마디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우리를 호주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최악의 실수를 두 번이나 저질렀고 내용도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며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가차없이 혹평했다. 이날 행사에는 8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1일당 1천달러까지 하는 티켓을 사들고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었고 만찬 메뉴로 왕새우와 양고기 구이, 피스타치오 치즈케이크 등 구미를 돋구는 요리들이 나왔으나 셰리 블레어의 연설은 찬물을 끼얹은격이었다. 보험회사 간부인 캐럴라인 캐닝(34)도 "셰리의 연설은 형편없었다"며 "그녀는최근 나온 자신의 책 얘기만 계속했다"고 말했다. 캐닝은 "그 정도 자리에 있는 여성이라면 보다 무게 있게 인권이나 이라크 전쟁문제 등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셰리는 총리관저의 벽에 페인트 칠은 누가 했고 거기에 살았던 역대 총리 부인들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만 줄곧 얘기했다"며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뉴질랜드의 유명한 요리 강사인 페타 마티어스는 "보다 지적인 무엇인가를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우리 테이블에 앉았던 누군가는 확실하게 지겨운 얘기라며 투덜거렸다"고 소개했다. 셰리 블레어는 8일부터 5일 간 일정으로 호주의 퍼스, 애들레이드, 브리즈번,멜번, 시드니 지역 등을 돌며 자선 행사 연설 투어를 계속하고 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