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0년부터 지금까지의 태양 흑점 활동이 최소한 서기 1천년 이후로는 최고의 수준이며, 이것이 지구 온난화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대기물리학팀과 핀란드 울루대학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1940년부터 지금까지 60여년간의 태양 흑점 활동량이 지난 1천년간 평균치의 2.5배나 많다고 밝혔다고 29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베릴륨 10 동위원소를 이용해 1천년 전의 태양 흑점 활동량을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측정한 결과,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의 활동량은 마지막으로 가장 활발했던 시기인 12세기-13세기 중엽에 비해서도 훨씬 더 많았다. 태양 흑점 활동의 관측은 망원경이 발견된 이후인 17세기에 시작됐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의 과학적 관측도 1970년대부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같은 측정법 개발은 획기적인 것이다. 연구진은 또 흑점 활동이 활발하면 지구 대기의 온도가 높아진다면서 지난 1940년부터 현재까지의 흑점 활동이 다른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한 것이지구 온난화 현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어 흑점 활동의 장기적 사이클과 지구 기온에 관한 역사적 기록들을대조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점이 입증됐다면서 서기 1100년-1250년의 지구는 매우따뜻했으며, 그린랜드의 바이킹족들이 당시에는 농사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금의 지구 온난화 현상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대기권을 덮어 온실효과가 나기 때문이라는 기존 정설에 배치되는 것이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 원인에 대해서는 온실가스설 외에 ▲10만년 주기의 지구 자전축과 공전궤도의 변화 ▲화산 활동과 비산 먼지 누적설 등이 있었으며 ▲태양 흑점설도 제기됐었다. 중세 때인 9~14세기의 기온이 지금보다 비슷하거나 더 높았고 이후엔 지구가 냉각됐다는 반박론이 제기되면서 온실가스설이 가장 타당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독일 연구진의 이번 발표 내용은, 중세의 기온 상승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혀내현재의 지구 온난화가 흑점 활동과 관계있다는 점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에 지구 기후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중요 원인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지난 1980년 이후의 지구 기온 급상승에는 20세기 이후의 화석연료 사용 급증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흑점은 자기장이 태양 표면을 뚫고 나와 온도가 주변지역(5천800℃)에 비해 1천500℃ 낮기 때문에 어둡게 보인다. 흑점 주변은 에너지 상태가 불안정해서 거대한폭발을 일으키며 가스 및 고에너지 입자들을 초고속으로 방출하게 된다. 베릴륨 10 동위원소는 태양의 우주선(線)으로 인해 지구 대기 속의 질소와 산소가 파괴돼 구름이나 비와 섞여 땅에 떨어진 양을 측정하는데 사용됐다. 파괴돼 땅에 쌓인 원소들이 외부 요인에 변화를 받지 않은 채 연대별로 지층에남아 있는 양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연구진은 그린랜드와 남극의 지층 깊숙히 구멍을 뚫어 표본을 채취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