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부모이며,그 다음 테레사 수녀와 넬슨 만델라 전(前)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前) 러시아 대통령 등을 인생의 모범으로 삼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포르자에 의뢰해 14세-69세의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인생의 모범이나 우상으로 삼는 인물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자 호에서 보도했다. 복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 이 조사에서 어머니라고 답한 사람은 여성과 동독지역 주민, 14-29세의 청소년 등의 계층에서 월등하게 많았다. 가난한 사람들의 성녀(聖女)로 불리는 테레사 수녀가 50대 이상 노년층과 여성들의 압도적 지지로 2위를 했으며, 응답자의 아버지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했다. 그 다음 만델라와 고르바초프에 이어 독일 출신으로 아프리카의 성자로 불린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 마하트마 간디, 마르틴 루터 킹 목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예수 그리스도 등의 순으로 10위권에 올랐다. 200명 까지 나열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사람들은 모두 인류의 평화와 가난하고 차별받는 이들을 위해 싸우고 봉사한 사람들이었다. 예술가나 연예인,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하위로 밀려났다. TV 쇼프로그램 사회자인 귄터 야우흐(11위), 자동차 경주 챔피언 미카엘 슈마허(21위), 록가수 헤르베르트 그뢴마이어(24위) 등 독일 연예인들이 청소년층 지지에힘입어 비교적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특기할 만한 것은 종합순위 26위인 레기네 힐데브란트가 동독 주민과 노년층이 꼽은 모범 순위 3위와 8위에 각각 오른 점이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정치인인 힐데브란트는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해 창당된 동독지역 사회민주당 당수를 지냈으며, 지난 2001년 사망했다. 동독지역 주민 응답에서는 또 고르바초프가 2위를 차지하고, 자유민주당 출신의독일 최장수 외무장관 디트리히 겐셔가 4위, 사회민주당 출신의 빌리 브란트 및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가 각각 7위와 9위를 했다. 이들은 동서독 간 화해와 공존을 추구한 동방정책을 추진(브란트)하거나 긴장완화 외교정책을 수행(겐셔)하거나 냉전체제 및 베를린장벽의 붕괴, 동서독 통일에 결정적 기여(고르바초프)를 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50대 이상 노년층에선 슈바이처를 압도적 1위로 꼽았으며, 서독 건국 후첫 총리였던 콘라드 아데나워와 냉전 시절 베를린 장벽 수호를 천명한 존 F. 케네디전 미국 대통령을 10위권 안에 넣었다. 여성들은 `안네의 일기' 주인공 안네 프랑크를 10위로 꼽았으며, 청소년층은 유대인 학살을 방지하기 노력하고 슈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해진오스카 쉰들러를 7위로 올렸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