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뿐 만 아니라 다른 종교단체들까지 '이슬람 적들은 악마, 이슬람의 신은 우상'이라고 폄하, 논란을 일으켰던 윌리엄 보이킨 미 육군중장의 징계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1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미ㆍ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종교간 연대(IA)은 전날 LA 타임스를 통해 보이킨 국방부 부차관이 대테러전쟁을 유대-그리스도교적 가치의 충돌이라고 묘사하는 등 물의를 빚자 이슬람을 포함 다른 종교단체들이 백악관과 미 국방부에 대해 면직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 국방부 정보담당 부차관 보이킨 중장은 지난 6월 오리건주 샌디에서 열린 한 집회에 군복차림으로 참석, "이슬람 급진세력들이 미국을 증오하는 이유는 우리가 기독교국가이며 적들은 악마(Satan)이라는 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앞선 지난 1월 플로리다에서도 지난 1993년 소말리아 이슬람 군벌과의 전투에서 군벌 1명이 체포됐는데 "나의 하느님은 그들의 신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며, 내 하느님이 진짜 하느님이시고 그의 신은 우상임을 알았다"고 발언하는 등 기독교에 편향된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또 오리건주 집회 당시 미국의 '영적인 적은 우리가 예수의 이름으로 맞서기만 하면 반드시 패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의 민권단체 미ㆍ이슬람관계협의회는 보이킨의 발언과 관련, 부시 행정부에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이슬람세계의 다른 거물급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는 책임을 받고 있는 보이킨 부차관을 면직시키라고 촉구했다. 니하드 아와드 CAIR 사무총장은 '이슬람=악마' 발언에 "보이킨 중장은 나라의 이미지나 이해를 해치지 않을 다른 직책으로 전보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종교간 연대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부시 대통령에게 보이킨 부차관의 징계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IA회장 웰튼 개디 목사는 "이슬람과 타 종교에 대한 그의 삐딱한 시각하에서 보이킨 장군이 중동문제를 처리할 수 있겠느냐"며 미 행정부에 징계를 요구했다. 럼즈펠드 장관 등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그의 발언이 (실정)법을 위반한 것 같지는 않다며 감쌌다고 LA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