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뱀과 같은 파충류에서부터 조류,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동물들에서 발견됐다고 중국 남부지역에서 조사활동을 벌이고 최근 귀환한 의학전문가팀이 21일 밝혔다. 유엔 소속의 전문가와 중국 전문가 등 14명으로 이뤄진 조사팀은 지난해 말부터 사스가 만연한 광둥(廣東)성 일대의 농장과 시장 등지를 방문, 동물의 사스 바이러스 매개 가능성을 추적한 결과 매우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사스에 감염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받았다고 이날 베이징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프랑스 출신의 전문가인 프랑수아 무투는 "놀라운 사실은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가 사스 유사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라면서 "이번 사례는 매우 기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이처럼 다양한 동물군에게 침범하는 바이러스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는 사스의 발원지와 특성을 규명하는 작업이 당초 기대보다 훨씬 더 복잡할 지도 모른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라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호주 동물연구소 소속의 전문가인 흄 E. 필드는 "사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동물이 상당수 존재하지만 이 동물들이 사람에게 사스 바이러스를 옮길 능력을 갖춘 것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그러나 사스의 근원을 추적하는 작업이 수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이는 사스가 완전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조사팀은 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자료가 없을지라도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야생동물들을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