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일단의 군인들이 8일 오전 대통령궁을 장악하기 위해 카이로로 향하려다 진압됐다고 인터넷 사이트인 칼리파닷컴(khalifa.com)이 9일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쿠데타를 기도한 군인들은 이집트 현 정권을 미국의 앞잡이라고 비난하며 퇴진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특수부대와 헌병 및 다른 진압부대의 저지로 카이로 진격이 좌절됐다고 사이트는 전했다. 칼리파닷컴에 따르면 쿠데타를 기도한 군인들에게 귀대와 투항을 권유하는 협상이 여러차례 시도됐으나 일부 강경파가 투항을 거부하고 `(미국의) 앞잡이 정권'의퇴진을 요구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진압부대가 이들을 포위하고 포격을 가했으며 아파치헬기까지 진압에 동원됐다고 사이트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사이트는 덧붙였다. 칼리파닷컴은 이날 오전에 울린 총성이 군부대의 실탄 사격 소리라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지난 50여년간 카이로 근교에서 실탄 사격 훈련이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의 정보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해 카이로 근교 이스마일리아와 수에즈에서 군부대의 소란(turmoil)이 있었으나 불발 쿠데타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들은 그 같은 사실이 있었으면 야당과 언론이침묵했을 리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카이로에서는 지난달 20일 이라크전 개전 이후 여러 차례 대규모 반전시위가 벌어졌으며 특히 21일 시위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을 공개 비난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이집트에서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암살 이후 22년째 비상계엄이 유지되고 있다. 불발 쿠데타설 관련해 9일 현재 이집트 정부와 관영 매체의 공식 언급이나 보도는 전혀 없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