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회원국 외무장관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이 오는 11일 바그다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이 9일 밝혔다. 마헤르 장관은 뉴욕 방문을 마치고 귀국 기자회견에서 "아랍연맹 대표단이 지난7일 유엔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무장관들과 유엔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1차임무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후 이라크를 방문함으로써 2차 임무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헤르 장관은 아랍연맹 대표단의 이라크 방문 목적은 "이라크 전쟁을 막고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의 완전한 이행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랍연맹 관계자는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아랍연맹 대표단의 바그다드 방문 계획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연맹 대표단이 이번 주중 바그다드로 떠날 예정이지만 정확한 방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대표단이 유엔 방문 결과를 이라크측과 논의하기 위해 "수일 안에" 바그다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라크는 당초 아랍연맹 대표단의 바그다드 방문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퇴진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 방문 허용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사 총장은 지난 1일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아랍정상회담을 통해 이같은 '오해"가 모두 풀렸다면서 아랍연맹 대표단이 예정대로 바그다드를 방문할 것이라고밝혔다. 아랍연맹 대표단은 8일 유엔본부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아랍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도만나 이라크 위기를 논의했다. 그러나 런던에서 발행되는 사우디계 아랍어 일간지 알-하야트는 미 행정부가 아랍연맹 대표단의 접견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소식통들을 인용, 조지W 부시 미 행정부는 "성공적이지 못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전했다. 아랍연맹 소식통들은 연맹 대표단이 당초 워싱턴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방문하지 않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확인했다. 대표단은 그대신 바그다드에 이어 브뤼셀을방문,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이라크 사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연맹 대표단은 무사 총장을 단장으로 이집트와 레바논, 바레인, 시리아, 튀니지 외무장관들로 구성됐다. 아랍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역내 지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아랍권의 단일 입장을 국제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외무장관들이 참여하는 대표단 구성에 합의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