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서 자란 침팬지가 `말하는 능력'을 터득했다고 미국의 한 연구팀이 주장, 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과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애틀랜타 조지아주립대학 연구팀이 대학 구내에서 기르는 성년 피그미 침팬지 `칸지(Kanzi)'의 음성 비디오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주변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바나나, 포도, 주스와 예스(yes) 등 4가지 사물 및 단어에 대해각각 다른 독특한 소리(noise)를 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동물은 생래적으로 말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오랜 믿음에 정면 도전하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입증된다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침팬지는 여느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상징물을 팔로 가르키는 언어 훈련을 받아왔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어느 날 침팬지 칸지가 특정 사물을 지칭하기 위해 독특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 소리는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들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칸지의 소리를 녹음했고 100시간 가량의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칸지의 언어 훈련사인 제리드 태글리앨라테라 박사는 "우리는 그에게 이런 말을 가르친 적이 없다. 칸지가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마도 칸지의 감정상태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으나 사물이 아닌 `예스'를 뜻하는 소리는 다른 감정 하에서도 같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바나나 먹을래'라는 물음에 답할 때의 소리는같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칸지가 소리를 내는 순간의 감정이 모종의 인지 법칙을 따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침팬지가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음절을 소리냈다고 단정짓기에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따라서 연구팀은 칸지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말을 흉내냈는지 추가 연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설사 이 침팬지가 말을 했다손 치더라도 다른 침팬지가 그 소리에반응하지 않는 한 언어로 의사 소통을 한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