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대량파괴무기실태 보고서가 세부적인 내용을 대거 누락했으며 완전한 보고서라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3일 미국과 유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이라크 실태보고서에 "누락 또는 허위"가 있을 경우 "중대한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결의가 채택된 직후부터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 실태를 보고하면 미국이 이미 파악한 정보와 비교해 이러한 누락 또는 허위를 지적해내고 이를 구실로 전쟁에들어갈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정보 소식통과 유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라크 보고서가지난 98년 제출된 보고서 내용을 재가공한 것으로 생화학무기와 핵무기 관련 실태를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사실 관계의 누락과 함께 이라크가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에서 우라늄을 구입하려 한 이유와 미국과 영국이 우라늄 농축 목적이라고 주장한 첨단 물자들을 입수하려 한 동기에 대해 이 보고서가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에 따라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이러한 누락이 유엔의 요구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항목을 위반한 것으로 선언해야 하는지, 또 미국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이를 이용해야 하는 지에 관해 결정해야 하는 과제에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이라크의 누락은 탱크를 진격시켜도 될 만큼 중대한 규모"라면서 실례로 90년대말 제대로 행방이 규명되지 않았던 550개의 겨자탄과 150개의 생물학 제제 폭탄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는 점을 들었다. CNN도 미국 관리들이 이라크 보고서에 대해 완전한 실태와는 전혀 거리가 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날중 백악관 관리들이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에게 이라크 보고서에 대한 잠정 평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잠정적인 판단은 이 보고서가 "우리가이미 알고 있는 이라크의 핵무기 관련 실태에 관해 규명되지 않은 의문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리는 이 보고서가 과거 사찰과정에서 이라크가 인정했던 무기들의 파기에 관해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미국이 이러한 평가 결과를 근거로 아직도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에 대해 미심쩍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다른 동맹국들에 행동을 촉구하고 유엔 사찰단에게는 더욱 적극적이고 다차원적인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