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21일 멕시코의 휴양도시 로스 카보스에서 한국 등 21개 회원국 대표단의 의제 설정 작업을 시작으로 1주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과 필리핀에서의 잇따른 테러 직후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9.11테러 직후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對)테러 전쟁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의 리 바오동(李保東) 국제기구 국장은 이날 대표단 회의에서 "테러리즘은 인류 공동의 적이며 상업과 무역에 대한 큰 위협"이라며 "우리가 테러와의 전쟁을 강화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 안전한 장소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또 이날 회의를 통해 APEC회원국간 교역을 촉진하고 세계 경제의 둔화속에서 경제 개발을 가속화하는 방안과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회계부정을 논의하며 각국이 회계관행을 표준화하고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에 인식을 같이했다. 대표단은 22일까지 의제 설정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그 후 회원국의 경제, 무역, 안보 담당 각료들은 23-24일에 걸쳐 각료회담을 열고 각국 정상들은 25일 멕시코에 도착, 26-27일 양일간 정상 회담을 갖는다. 정상 회담에서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등에 이슬람 극단 세력을 단속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라크 전쟁에 대한 회원국의 지지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회원 등 전세계 기업의 임원 400여명도 24일부터동반 회담을 갖고 민간 기업 지원 방안에 대한 권고 사항을 각국 지도자에게 보낼예정이다. 한편 회담이 진행되는 멕시코 로스 카보스 인근에는 군함이 배치되는 등 멕시코당국은 삼엄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카보 산 루카스.로스 카보스 A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