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이라크가 무기사찰 재개에 합의한 가운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해 대량살상무를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데 실패하면 유엔의 권위가 "파괴될"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경고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블랙풀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 총회에서 "이제 최종시한을 정해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의 뜻에 따르도록 최후통첩을 보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을 인식하고 있는 집단적인 의지"가 있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위험에 대처하는 집단적 의지를 잃게 됨으로 인해 미국이나 영국이 아니라 유엔 그 자체의 권위를 파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레어 총리는 "때로는, 특히 독재자를 다룰 때는, 유일하게 평화를 확보하는 방법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블레어 총리는 "미국의 분개와 관련해 하나만 기억하라"면서 "미국의 기본적인 가치는 우리의 가치이기도 하며,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 자유, 관용, 정의 등 좋은 가치들"이라고 미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유엔 무기사찰단 이라크 복귀 합의 소식에 대해 이 합의가 이라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강경 결의안을 대체해서는안될 것이라면서 블레어 총리의 강경 발언에 힘을 실어주었다. 스트로 장관은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의 협상 성과를 환영한다면서도,"이 일은 우리가 유엔 안보리에서의 새롭고 더욱 강경한 결의안에 대해 높이 부여하는 우선 사항의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