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중동지역의 안정과 안보에 심각하면서도 즉각적인 군사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역내 불안의 또 다른 근원으로 미국을 지목하고 있다고 2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리야드발 기사에서 사우디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빌어 이같이 전하면서 사우디정부의 보안책임자인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 내무장관 역시 "미국이 이라크내 화학무기 존재에 관해 뭘 파악했을 지 모르나 우리는 확실치않다"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인접국들에 대한 이라크의 어떤 군사작전보다도 더 빨리" 중동지역에 각종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우디가 과거 70년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양국 관계는 지난해 9.11테러이후 긴장해왔다. 미-사우디 정부의 긴장은 또 정책 최우선 현안에서도 접근방식이 달라 미 행정부는 후세인 축출을, 사우디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해결을 선결과제로 맞서 어느 한쪽도 기존 입장을 수정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문은 리야드를 기반으로 한 서방 외교관들은 이에 대해 "사우디는 후세인을 군사적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그들에게 후세인은 정치적 위협(일 뿐)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 대테러 연대를 깰 뿐 만 아니라 테러를 조장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또 지금까지 분명한 입장을 취해왔듯 사우디 정부는 미국이 유엔의 승인없이 이라크에 대해 독자 행동에 나설 경우 자국내 기지사용을 거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1991년 걸프전이후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미군의 정찰비행을 허용하고 아프간 대테러전당시 미국에 자국내 하이테크 지휘사령부 운영을 허용했었다. 신문은 이밖에 사우디 정부 관리들과 외교관, 정치 관측통들은 현재 이라크 정부가 어떤 인접국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는 없지만 미군이 공격할 경우 후세인이 반격에 나서 어쩌면 중동지역내 유전들이 공격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