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정통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명문화된 헌법을 가져야만 한다고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27일 주장했다. 스트로 장관은 이날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명문 헌법은 EU에 회의적인 영국인들을 포함한 유럽인들과, 멀리 있고 관료적으로 보일 때가 많은 EU를 다시 연결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은 일종의 정통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유럽이 행하고 있는 것과 행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롯해 유럽적 수준에서 무엇이 행해져야 하고, 국가, 지역 혹은 지방 수준에서 EU 소속 회원국들에 남겨진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야만 한다"고 EU 헌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EU 헌법이 평이한 언어로 표현된 간단한 원칙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자신이 속한 국가의 정부가 여전히 정치적 정통성의 주요한 원천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주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너선 파울 EU 대변인은 "EU의 규칙은 지금도 복잡하고 앞으로 많은 국가들의 추가 가입으로 더욱 복잡해 질 것"이라며 스트로 장관의 제안을 환영했다. 그러나 영국 야당인 보수당의 마이클 앤크램 대외문제 담당 대변인은 영국 정부가 EU에 너무 많은 권력을 양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EU는 지난 2월 브뤼셀에서 각국 정부.의회, 민간기구, EU 집행위원회, EU의회, EU 가입 후보국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EU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미래를 위한 컨벤션' 첫 회의를 열었다. 내년 6월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인 컨벤션에서는 ▲EU와 회원국의 권한 배분 ▲각종 EU 조약 정리 ▲유럽기본권 헌장의 성격 규정 ▲각국 의회가 EU에서 차지하는 지위 등이 논의되고 있다. (에든버러.런던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