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사건 피해자들을 치료해 온 홍콩의 의사 3명중 1명은 여성들도 차림새나 처신 등에서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파멜라 유드 네더솔 이스턴 병원 응급실 연구팀이 지난 1999년 홍콩의 14개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여성 의사 28명과 남자 의사 14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의사들중 33%는 "여성들이 차림새나 처신 등을 잘못해 강간을 유발했다"고 대답했으며 7%는 아예 "여성들이 속으로 강간 당하기를 원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36%는 "자신의 강간을 막기 위한 책임은 여성 자신들에게 있다"고대답했으며 이들 의사의 10%는 "여성들도 굳건하게 저항하면 강간을 성공적으로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연구진은 의사들이 아직도 강간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놀라운 것은 강간 피해자들에 대한 이같은 태도는 남성 의사들보다 여성 의사들에게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간사건 원인을 놓고 홍콩에서는 사회적, 문화적 전통이 엄청난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전통 문화로 볼 때 여성들은 전통적인 역할을 해야하며 차림새와 몸가짐을 올바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강간 피해자들이 특히 공공장소에서 옷을 잘못 입거나 처신을 잘못해범죄를 야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는 2차 피해의 가장 전형적이고 일반적 사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