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4일 발표한 중동평화안 발표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공식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팔레스타인 새 지도부 선출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이 즉각 지지한 반면,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아랍권 국가들은 "받아들일 수없는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과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부시 대통령의 구상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이번 구상은 중동분쟁 종식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아라파트 수반 자신의 의견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성명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요구한 팔레스타인 새 지도부 선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부시 대통령의 지도부 교체안을 사실상 무시했다. 특히 아라파트 수반의 측근인 사에브 에라카트 수석협상대표는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직접 나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됐으며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고위관계자인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는 "부시대통령의 연설은 이스라엘쪽으로 편향됐고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그의 연설에는 아무런 희망의 표시가 없으며 우리는 투쟁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부시 대통령의 평화안을 강력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연설 직후 아리엘 샤론 총리실에서성명을 내고 "PA가 진정한 개혁을 실시하고 위에서부터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외교적 수단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난 기신 정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아라파트 수반을 택하면 자폭사태로이어지는 테러정책을 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팔레스탄인들이평화과정으로 가려고 한다면 정확히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도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역사적"인 것이라고 평가하고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개혁이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다른 몇몇 이스라엘 장관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도 동시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와 정착촌 건설 중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의 중동평화안 연설이 아랍 현지시간으로 자정 무렵인데도 위성통신을 통해 생방송된 아랍권에서는 아라파트 수반 교체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나아가 팔레스타인 임시국가창설안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었다. `팔레스타인 여성 총 연합회'의 암네 지브릴 회장은 레바논내 최대 팔레스타인난민촌인 에인 엘-힐웨에서 "팔레스타인 정부와 국민에 요구한 사항은 실행될 수 없는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이스라엘에 편향돼 있다"고 말했다. 중동평화과정에서 핵심 조정자이자 온건입장을 견지해온 이집트와 요르단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한편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부시 대통령의중동평화안 연설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선진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에앞서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부시 평화안에 대해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카이로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