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질적, 양적 성장을 계기로 프랑스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유럽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아시아영화제인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가 지난 7일 개막되자 프랑스 언론들이 이 영화제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신상옥 감독, 영화제 개막작품인 '무사'(김성수 감독) 등 한국영화계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8일 '쿼터제도 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영화; 미국영화에 저항하는 '문화적 예외', 도빌에서 설명되다'라는 제하의 기사로 '무사'와 할리우드영화에 대항해 성공한 한국 영화계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 영화산업에서 '무사'는 미국 압력에 대항하기 위한 보호장치의산물을 상징한다"며 제작비 700만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영화규모, 개봉 첫주에 23만명에 이른 관객동원 등 이 영화에 쏟아부어진 투자, 성공사례 등을 전했다. 리베라시옹은 또 '무사'의 이같은 성공이 스크린쿼터제라는 특수한 제도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스크린쿼터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가 문화 부문의 예외를 주장하며 미국의 시장개방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문화적 예외' 개념의 '한국판'이 스크린쿼터제라며 이 제도 덕분에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영화제작을 벌이고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계는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한, 대미 무역협정 개정 등을 계기로 스크린쿼터제를 폐지시키려는 미국과 다시한번 "격전을 벌이고 있다"며 스크린쿼터제 변경 시도에 대한 영화계의 우려를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르피가로紙는 신감독의 파란만장한 여정과 그의 영화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신감독의 출생에서부터 영화계에 뛰어든 계기, 작품 경력, 납북, 탈북, 최근의 근황, 도빌영화제에 소개된 그의 4개 작품 중 하나인 '내시' 내용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전했다. 이번 도빌영화제에는 일본, 인도, 필리핀 등 10개국이 참여했으나 현지 언론들은 다른 나라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채 한국 영화를 중심으로 이 영화제를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관심은 한국 영화가 국내에서 5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최근 스크린쿼터제를 토대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프랑스 하원 문화위원회는 최근 한국의 스크린쿼터연대를 초청해 한국영화 산업의 현황과 성공비결을 청취한 바 있다. 프랑스는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국내 영화를 개방압력에서 지키기 위한 이른바'문화적 예외'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영화에 대해 수세를 보였던 국내 영화계가 최근 '아멜리에'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영화산업 육성,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