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토지 사기 및 대법원 판사 살해 배후조종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된 수하르토 전(前) 인도네시아 대통령 막내 아들후토모 만달라 푸트라(애칭 토미)가 구치소에서도 VIP 대접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자카르타 지방경찰청으로부터 토미의 신병을 넘겨받아 자카르타 동부 소재 치피낭 구치소에 수감, 일반 범죄 피의자와 달리 극진히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토미는 구치소 정문에서 동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 거실과 침실, 욕실이 딸린건물에 혼자 수감돼 있으며 이 건물에는 TV세트와 선풍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구치소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또 이 건물은 과거 부정부패와 독재권력으로 상징되는 수하르토 집권 시절반정부 인사들이 수용된 곳으로 최근 토미 입감을 앞두고 대대적인 시설 개조작업이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구치소측은 경비원 10명을 이 건물 주변에 24시간 교대로 배치해 토미의 신변경호를 맡도록 한 데다가 지난 21일에는 토미 부인과 누이, 변호사에게 일반 접견실 대신에 행정사무실을 제공, 수시간 면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토미의 친구는 최근 외부인의 접근이 완전히 금지된 감방 안으로 들어가는혜택을 받았다. 일반 범죄자들이 위생상태가 불결한 좁은 감방에 4-5명씩 수감돼 모기떼 공격을수시로 받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데 비하면 토미는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는셈이다. 구치소측과는 별도로 수감자들도 토미를 극진히 섬기고 있다. 인도네시아 굴지의 기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그에게 잘 보일 경우 `떡고물'이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이슬람 희생절(이둘 아드하)인 22일 토미가 구치소내 사원에서 예배를볼 당시 한 수감자가 그의 신발을 들고 뒤따라가는 장면이 현지 언론인들에 의해 목격됐다. 토미는 이날 아버지 수하르토와 어머니, 부인과 자식의 이름으로 염소와 소 한마리씩 구치소측에 기증해 수감자들이 모처럼 포식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수감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여유도 부렸다.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동원해 천문학적 규모의 부를 축적하고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사 살해를 사주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미결수로서는 너무도 당당한 모습이다. 수하르토 정권이 몰락한 지 4년 째 접어들었음에도 불구 , 독재권력의 잔존세력이 정계를 비롯한 각종 권력기관에 여전히 실세로 포진해 있는 덕택에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로 토미는 `황태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