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북부동맹에 장악된 이래러시아가 일찌감치 외교 공관을 재개하는 등 1일 현재 카불 주재 공관을 다시 연 국가가 이란, 영국, 프랑스, 인도, 독일, 터키 등 7개국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비록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불 주재 외교관 재개 문제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부동맹과 탈레반 간의 5년에 걸친 내전에서 북부동맹을 지원해 온 러시아는 지난달 13일 카불이 함락되고 5일만에 알렉산드르 오를로프 아프간 특사를 대표로 하는 5명의 외교단을 파견, 카불 호텔에 임시 공관을 개설했다. 카불 남서부에 위치한 러시아 공관은 폐허가 된 상태지만, 러시아와 혈맹에 가까운 북부동맹은 공관이 복원될 때까지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제공, 약간의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북부동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란 역시 카불이 함락된 지 1주일만에 일단이 외교관을 다시 파견, 공관을 재개했으며, 영국도 운전사와 보안요원을 포함해 가장 대규모인 30명의 외교단을 지난달 26일 카불에 보내 옛소련군이 철수했던 지난1989년 이후 비웠던 흰색의 1층짜리 자국 대사관에 재진입토록했다. 영국은 그러나 아프간내 권력 배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부동맹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기 싫다는 이유로 다시 문을 연 외교공관이 대사관이 아니라 대표사무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의 오를로프 특사는 그러나 "러시아는 1919년부터 아프간과 외교관계를 맺어왔으며 이는 결코 단절된 적이 없다"면서, "모든 사람이 북부동맹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1주일전 이슬라마바드에 있던 장-마랭 슈 대리대사와 2명의 보안 요원을 카불에 파견, 대사관을 다시 접수했다. 독일 역시 1명의 외교관을 파견했으며, 인도도 카불 호텔에 임시 공관을 열었고 터키가 7개국중 가장 늦은 지난달 29일 외교단을 파견했다. 미 국무부의 바우처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카불 주재 공관 재개 문제가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공관재개 시간표나 이를 발표할 뉴스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공관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상황요인과 요원 설정 등 다양한 요인들이 선결돼야한다"고 말했다. (카불.워싱턴 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