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지방 당국이 인접한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운집해 있는 수천 명의 아프간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유엔 관리가 24일 밝혔다. 유엔 난민 업무 관계자인 루퍼트 콜빌은 "5천-1만 명의 아프간인들이 국경도시차만에서 파키스탄으로 들어오려고 애쓰고 있지만 국경이 봉쇄돼 있어 천막도 없이 야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 당국이 아프간 임산부 2명을 입국시켜 신생아 분만을 돕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도 이 지역 아프간인의 난민 인정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는 등 국경 개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이 아프간인들을 공식 난민으로 인정하면 이들은 1989년 구(舊) 소련 침공당시에 아프간 난민들이 사용했던 캠프에 수용된다. 콜빌은 아프간인들이 난민으로 인정돼 국경이 개방될 것에 대비, 며칠 전 발루치스탄의 수도인 퀘타에 트럭 23대 분의 텐트와 담요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국경을 봉쇄한 파키스탄에는 이미 20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살고 있으나 아프간인들은 미국의 공격을 우려해 계속 국경지대로 모여들고 있다. 한편 유엔은 아프간 국내의 유엔 구호활동이 중단되고 아프간 난민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난민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대규모 지원 계획도 마련되고 있다. 아프간 내에서는 수십년 간 계속된 내전과 가뭄으로 이미 100만 명 이상이 최악의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엔 구호요원들이 철수하고 자국인 유엔 구호요원의 활동마저 제한되고 있어 비극적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피터 케슬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대변인은 "아프간에 인접한 파키스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긴급 구호작전을 준비 중"이라며 "수십만 명의 아프간 난민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관리 전문가와 장비가 파키스탄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 국경도시 퀘타의 관리들과 구호 관계자들도 "적어도 100만명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30만 명 정도가 이란으로 탈출할 것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퀘타 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