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공습과 관련한 미국측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군사 및 외교 소식통들이 15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14일 오후 웬디 채임벌린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이같은 결정 내용을 통보했다고 전하고, 미국의 요구가운데는 다국적 군의 파키스탄 주둔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이와 함께 다국적 군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위해 자국 영공을 개방하고, 정보 수집에도 협력한다는 요구도 수용했다고 파키스탄 주재 미국 고위관리와소식통들이 밝혔다. 미국은 이밖에 지난 11일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의 피신을 차단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역을 봉쇄해줄 것도 요구했다. 라시드 쿠레쉬 파키스탄 대통령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나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휴일인 관계로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논평은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무샤라프 대통령은 14일 두차례에 걸쳐군 지도부와 회동, 미국측의 요구를 검토했다. 15일에는 내각과 국가안보회의가 소집돼 미국측의 요구에 대한 자국측 반응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과 테러 전초기지들을 궤멸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공격"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군사 소식통들은 자국이 14일 미국의 대규모 공격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을 탈레반측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이 지난 1996년부터 비호해 오고 있는 빈 라덴에 대한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을 자신의 테러기지로 할용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탈레반측은 그의 신병인도를 거부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14일 라디오 대(對)국민 성명을통해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측의 대규모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죽게되는법이며 우리는 이슬람을 수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인으로서의 긍지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지적, 굳건한 저항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군사 소식통들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칩거해온 오마르가미국의 공격에 앞서 은밀한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 AP = 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