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4일 오는 10월 중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전에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여름휴가를 마치고 총리관저에 복귀한 뒤 노가미 요시지(野上義二) 사무차관에게 10월 20일 APEC 정상회담 이전에 서울과 베이징을 방문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와 일정조정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8.13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파문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경색관계에 있는 한.일, 한.중 관계를 조속한 시일내에 복원하기 위한 의도에서 한.중 동시방문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9월 하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순방할예정이어서 한국, 중국방문은 양국 정부가 동의할 경우, 10월 초순께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외무성측은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구상에 대해 "총리가 한국, 중국측 정상과 무릎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경색관계를 푸는 해결책"이라며 "APEC 정상회담 때 갑자기 양국 정상을 만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만큼 조기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한 외교 당국자는 고이즈미 총리가 방한에 앞서 교과서 문제에 대해 "진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취해야 할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일본은 관계 개선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고이즈미 총리의 조기 방중이 혼란을 야기하고 정상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막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일 정상회담전에 양국 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13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 한국과 중국의 강력한 비판을 받아 왔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