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 독재시절 세르비아 비밀경찰 총책임자로 정치인 탄압에 앞장섰던 라데 마르코비치(54)에 대한 재판이 4일 유고연방 베오그라드의 한 법정에서 시작됐다. 브란코 크르니 등 고위측근 3명과 함께 법정에 선 마르코비치는 국가기밀 누설혐의로 유고 국내법원에 기소됐으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르코비치는 지난 99년 부크 드라코비치 등 야당 정치인 4명이 의문사를 당한교통사고에 연루된 혐의와 권력남용. 부패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유엔 구(舊) 유고전범법정(ICTY)에 의해서도 기소됐다. 그는 지난 2월 체포됐다. 이날 재판은 법원측이 국가기밀 공개 가능성을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피고인측은 검찰측 제출 증거를 볼 수 없다며 공개재판을 요구했다. 마르코비치도 판사의 신문에 공개재판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1일 당국에 체포돼 베오그라드 중앙교도소에 수감중인 밀로셰비치 재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검찰은 마르코비치의혐의를 밀로세비치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헤이그에 있는 구 유고전범법정은 유고 내전당시 잔학행위와 관련, 총 250명을 기소할 계획이라고 한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페도르 케레진 ICTY 보스니아 조정관은 이날 보스니아 일간지와의 회견에서 "헤이그 법정은 이 지역에서 모두 250명을 기소할 계획이지만 그들 모두가 국제전범법정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 거물급들은 예외없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오그라드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