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경기과열을 초래하고 있는 미국의 소비열풍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럴 경우 세계경제는 시장질서와 자본 흐름이 급변하는 등 커다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12일 발표한 "2000년 상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은 4.4%에 이르고 내년에도 3%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소비붐이 지속될 경우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 연준리(FRB)가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는 주가급락으로 이어져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MF는 미 경제에 이같은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은 2% 아래로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미 정부에 강도높은 재정긴축정책을 권고했다.

한편 IMF는 올해 세계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 경제가 기록적인 경기확장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개도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3.9%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유럽 11개국이 참여하는 유로존도 본격적인 경기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올해 3.2% 성장할 예상했다.

반면 일본 경제는 올해 0.9%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작년 10월의 전망치(5.5%)보다 크게 높은 7%로 상향조정했다.

내년에도 한국은 6.5%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유럽등 경기호조로 한국의 수출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IMF 관계자는 그러나 "유가 급등과 전세계적인 주가 거품 현상도 인플레와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할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한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