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기민당 당수가 16일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쇼이블레 당수는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월 열리는 기민당 전당대회와 다음주 열리는 기민 기사당
원내 의장직에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기민당은 현재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인물을 교체하는 것이 당을 재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임 압력을 받아온 쇼이블레 당수가
마침내 사임함으로써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기민당은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에 이번에는
당수 마저 물러남에 따라 창당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94년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 칼하인츠 슈라이버로부터
10만마르크(6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바 있는 쇼이블레 당수는
당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은 인물에게
당을 맡길 수 밖에 없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