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전 컴퓨터 등 제조업체들이 인터넷 직판에 잇따라 나서면서
유통 대리점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인터넷 직판체제를 적극 구축하고
있지만 유통 대리점들은 인터넷 직판으로 가격이 이중화돼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직판 금지법 마련을 위한 로비에 나서는가 하면 법정소송
도 불사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대리점협회는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연례회의를 갖고 주정부에
자동차 제조업체의 온라인직판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토록 요청키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내 주요 자동차업체
들이 인터넷 업체들과 손잡고 직판체제를 구축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GM은 세계 1위의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 포드는 야후와
각각 마케팅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제조업체들은 중간 도매및 소매업자에게 들어가는 유통비용이 사라지기
때문에 싼값에 소비자에게 많은 제품을 팔 수 있는 이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유통 대리점들은 온라인 직판으로 가격이 이중화돼 기존 대리점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자동차 판매와 관련된 법규들은 주정부 관할로 돼 있어
로비력을 가진 자동차딜러들이 본격적인 온라인판매 제재에 나설 경우 파문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이같은 일은 컴퓨터업계에서 일어났었다.

1997년 PC업체인 컴팩은 신생 델컴퓨터의 인터넷직판에 위협을 느끼고
이 방식을 도입하려다 대리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91년 회장을 맡아 "비용절감"의 신화를 이룩했던
에커드 파이퍼 컴팩회장도 대리점의 반발에 "실물 유통(대리점 영업)"과
인터넷 직판을 병행키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컴팩은 지난해 미국에서 1위자리를 델에 넘겨줘야 했고 파이퍼도
지난해 4월 전격 경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컴팩은 뒤늦게 인터넷사업구상을 발표하는등 직판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가전왕국 소니도 최근 시청각기기등 가전제품의 인터넷 직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가 소송에 휘말려 들었다.

멀리 미국에서 레코드소매협회가 소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관련, 닛케이산교신문은 "소니가 정작 일본에서 직판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미국 레코드소매업계가 중간업자의 위기를 현실로 느끼고 선수를
쳤다"고 분석했다.

소니는 일단 인터넷 직판가격과 대리점 판매가격과의 차별을 줄이는
방식으로 초기 유통업체의 반발을 무마시킨다는 전략이다.

닛케이산쿄는 "앞으로 인터넷 전자성거래에 나갈 기존 대기업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이러한 종류의 마찰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비행기를
갈아 탈때는 큰 짐(실물자산)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듯 유통망이
덜 정비돼 있는 기업일수록 온라인 직판에 나서기는 수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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