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 의장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작년 미국의 핵심물가지수가 3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 조짐은 보이지 않아 당초 우려했던 0.5%포인트보다 작은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13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올해 첫 공식연설에서
"FRB가 경기확장세를 저해할수 있는 불균형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예방을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그동안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경기를 어느정도 냉각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경기확장세가 수그러들거나 경기가 과열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리인상폭이 소폭에 그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FRB는 오는 2월1~2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미국
경제가 1백6개월째 저인플레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경기사이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거부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또 주가 급등으로 자산소득이 늘어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늘어나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4일 미 노동부는 작년 12월중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0.3%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특히 가격 변동폭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물가지수는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한햇동안 2.7% 상승, 98년의 1.6%
보다 높았다.

그러나 올들어 가격이 급등한 에너지 등을 제외한 핵심물가의 작년 한해
상승률은 1.9%에 불과, 지난 65년의 1.5% 상승 이후 3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소식에 힘입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현지
시간 오전 11시현재(한국시간 15일 오전1시) 전날보다 1배포인트 이상 급등
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