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사임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향배가 러시아의 정국 안정, 나아가 경제난 수습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어서다.

특히 다음달 1일에는 미.러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옐친의 거취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옐친대통령은 28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상 대통령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라고 밝혀 사임설을 공식 부인했다.

이에앞서 미국의 CBS방송이 27일 옐친이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하는 등
각계에서 그의 사임을 거론했었다.

그러나 옐친의 사임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게 서방언론과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들은 "이제 옐친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즉 옐친이 조만간 사임하거나 사임은 면하더라도 권한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옐친에 대한 여론악화와 건강문제를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옐친의 거의 유일한 업적이었던 루블화 가치와 물가의 안정은 최근의
사태로 물거품이 됐다.

여론은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다.

건강도 극도로 나빠져 하루에 2시간 이상 업무를 보기가 힘들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벌써부터 "포스트 옐친"의 주역이 거명되고 있다.

옐친이 사임할 경우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잠정적으로 대통령직을 대행하되
3개월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이 선거에 나설 차기대권 주자로는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함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독립국가연합 사무총장,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 야르스크 주지사,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시장
등이 떠오른다.

이들 가운데서는 역시 체르노미르딘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옐친이 사임을 않더라도 국정의 실권은 사실상 "포스트 옐친"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재로서는 어느 정파도 확고한 입지를 굳히지 못한 상태여서
연정에 의한 집단지도체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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