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반도체株 하락…국내 증시 약보합 출발 예상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미국 증시에서 전기차와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하락 출발 예상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0일 코스피지수가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증시에서 전기차 관련 종목군이 실적과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크게 하락했다"며 "반도체 업종이 부진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87% 약세를 보인 점도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한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미 증시 하락과 물가지수 발표 및 부채 한도 협상 등의 불확실성으로 약보합 출발할 전망"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 증시는 지수보다는 소외된 기업들의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어서 미국 증시 영향은 시초가외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일 국내 증시는 기존 미국발 재료에 영향을 받으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라며 "미 증시에서 테슬라(-1.5%), 니콜라(-13.0%) 등 전기차 관련주들이 실적 부진 우려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 국내 2차전지주들의 주가 및 수급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증시 하락 마감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다음날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날 예정된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등을 주시하며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30지수는 0.17% 하락한 33561.81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46% 내린 4119.17로, 나스닥지수는 0.63% 떨어진 12179.55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자재, 기술, 헬스, 통신, 부동산 관련주가 하락하고 산업, 에너지 관련주는 올랐다.
미국 지역은행 관련주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팩웨스트은행의 주가는 3% 이상 올랐으나, 웨스턴얼라이언스은행의 주가는 1%가량 하락했다. 자이언스 은행의 주가는 0.6% 올랐다.

루시드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페이팔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12% 이상 하락했다.

美 부채한도 협상 합의 실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9일(현지시간) 회동하고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했으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다음 달 1일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측은 향후 2주간 집중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카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및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와 1시간가량 회동하고 부채 한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매카시 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부채한도 교착 상태를 끝내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출 감축 관련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2주간 바이든 대통령과 협상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에도 매카시 하원의장과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한 바 있으나 당시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을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관련 법안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를 조건 없이 상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정 개혁 문제는 별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CFD 거래잔액 2.8조 육박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차액결제거래(CFD)의 거래 잔액이 2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CFD란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며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올해 1~2월 거래대금이 4조여원에 달할 정도로 CFD가 급증해 이번 주가 조작으로 의심되는 폭락 사태의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3254억원보다 4443억원이 늘었다. CFD 거래 잔액은 2019년 말 1조2713억원, 2020년 말 4조7807억원, 2021년 말 5조450억원이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CFD 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교보증권으로 6180억원이었으며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었다. 유진투자증권(1485억원), DB금융투자(1400억원), 한국투자증권(1126억원)도 거래 잔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워즈니악 "인공지능, 사기 더 쉽게 만들 것"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이 그럴듯해 보이는 사기를 더 쉽게 만들 것"이라며 "AI에 대한 더 큰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인 워즈니악은 1976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공동 창업했다.

워즈니악은 "AI는 매우 지능적이어서 누군가를 속이고 싶어 하는 나쁜 선수들(bad players)에게 노출돼 있다"고 했다. 그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같은 도구가 "매우 지능적인 텍스트를 생성해 사기꾼을 훨씬 더 그럴듯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생산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용자들이 악의적인 사기를 잘 포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즈니악은 AI 기술을 개발하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에 대해 "이들 기업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규제는 이런 기업에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규제당국이 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생성해 대중에게 공개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이를 게시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