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도주 방산·건설기계, 주가는 내렸지만…이익 전망↑ 작년 말에 미리 올랐던 음식료·면세점은 상승분 일부 반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초 이후 주식시장이 강하게 반등했지만,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상승세가 길게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세를 주목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 쇼크와 함께 올해 1분기와 연간 이익전망의 하향 조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포워드 PER은 11.91배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밸류에이션 고평가를 의심받을 정도로 오른 반등장에서도 소외되는 종목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소외된 종목의 실적 전망이 탄탄하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만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제시한 추정치로 컨센서스가 형성됐고 △연초 이후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됐지만 △작년 종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등 모두 17개로 추려졌다. 작년 여름 이후 증시 주도주로 주목받았던 종목들이 많이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방위산업기업인 LIG넥스원은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1.83% 상향됐지만, 주가는 14.86% 하락했다.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들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잇따른 무기 수출 계약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작년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10월말 이후 특별한 이슈가 생기지 않으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흘러내렸다.
다만 증권가는 올해도 한국산 무기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폴란드 수출 수주로 사상 최대 수출 수주 실적을 기록한 한국 방산 기업은 올해에 보다 확대된 수출국들로부터 수주 소식이 이어져 성장 스토리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LIG넥스원은 올해 수출 수주 추가 가능성이 유효한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수출 수주분의 매출 비중 증대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도 주가가 연초 이후 6.78% 하락했지만, 실적과 신규 수출 수주 모두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폴란드로부터 수주한 4조2000억원 규모의 FA-50 공급 계약은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으로 연결돼 올해 실적 레벨업이 기대된다”며 “올해 상반기엔 말레이시아, 하반기엔 이집트로부터 연간 4조원 이상 규모의 FA-50 수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는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13.99%와 9.13% 빠졌다. 같은 기간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현대건설기계가 5.27%,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4.82% 상향됐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신흥국의 자원개발로 건설기계 수요 증가의 수혜가 기대되면서 이익 전망치가 상향됐다.
등 일부 소비재기업들도 실적 전망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였다. 다만 해당 종목들은 약세장이었던 작년 12월에 경기 방어주로서의 특성이 부각돼 주가가 강세를 보인 뒤 올해 들어 일부 상승분을 반납한 모양새다.
애경산업은 작년 12월 26.67% 상승한 뒤 올해 들어 5.93% 하락했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이후로도 2.96% 상향됐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이 중국 리오프닝 이후 기존 주력 제품의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그 동안 실적 안정성을 저해해왔던 화장품 부문의 높은 단일제품 비중 역시 주력 브랜드의 기초 화장품 제품 론칭과 작년 5월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의 편입 효과를 통해 소폭이나마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솔이 뭐 좋아해, 게임기? 인형?""주식이요. 삼전(삼성전자)이나 카카오요. 농담인데. 엄마가 누가 물어보면 그렇게 대답하래요."작년 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대사다. 삼촌뻘되는 진재준(배우 박성훈)의 질문에 8살 아이 하예솔(오지율)은 '주식'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장면이다. 이를 접한 시청자들 일부는 아이가 언급한 두 종목에 주목했다. 당시 관련 영상의 댓글란엔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큰일 나', '둘다 안 좋은 선택일 텐데', '예솔이 벌써 쓴맛을 알면 안 되는데' 등 의견이 적지 않게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공개 당시만 해도 위화감 들었을 법한 이 대사가 올 들어선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속절 없이 떨어지며 반토막 났던 두 국민주의 주가가 연초부터 크게 반등하고 있어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5만3100원으로 작년을 마무리한 카카오 주가는 전일 6만2600원에 마감하는 등 16거래일간 17.9% 뛰었다. 같은 기간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14.65% 상승해 6만2000원선을 회복했다.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업황과 함께 '주가 바닥론'이 대두된 게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번 1분기에 바닥을 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20년간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주가 반등 신호는 재고감소, 가격하락 둔화의 시기에 나왔다. 올 상반기 고객사 재고가 감소하는 동시에 제조사 재고는 2분기 정점을 찍을 전망이고, 디램과 낸드 가격 하락폭도 1분기부터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본격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카카오의 경우 작년에 유독 악재가 많았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보상비용이 발생한 데다 이 영향으로 카카오톡 주요 서비스 개편 일정이 미뤄졌다. 여기에 광고시장 침체와 게임 신작 부재로 인해 외형 성장이 제한적이었다. 다만 올해는 카카오톡 프로필의 사회관계망(SNS) 서비스 개시, 오픈채팅 별도 앱 출시 등 굵직한 시도가 예정돼 있어 외형 성장이 전망되고, 인건비·마케팅비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 의견이다.아울러 해가 바뀌면서 두 국민주의 흐름이 바뀐 데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공세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카카오는 기관에 선호됐다. 연초 이후 수급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홀로 해당 기간 개인과 기관이 토해낸 2조2000억원치 물량을 떠안았다.이에 아직 수급상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여론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포털 등 여러 종목 토론방을 보면 투자자들은 '본전 찾으려면 꽤 기다려야겠지만 꾸준히 올라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국민주 카카오 화이팅', '잘한다 잘한다 카카오', '이제 슬슬 들어가볼까', '삼성전자 6만원 되자마자 팔았는데 너무 일찍 뺐네', '삼성전자 올해는 10만원 가자' 등 의견을 보였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지난해 증시 부진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증권주가 새해 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악화와는 별개로 전체적인 증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서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증권지수는 1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8.63%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KRX증권지수가 연간 28.98%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 수익률(-24.89%)을 밑돈 것과 대비된다.주요 증권사의 실적 전망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5개 회사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7985억원으로 1개월 전 전망치인 9245억원보다 13.5% 감소했다. 2021년 4분기와 비교하면 32.4% 줄어들었다.부진한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상승세 둔화로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증권주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시작한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된 점도 상승세의 배경으로 꼽힌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증권업 지수는 실적이 아니라 거래대금 혹은 지수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했다”며 “시장 금리가 안정화되고 유동성이 조금씩 공급되는 점이 증권주 강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증시 거래대금 회복세가 더딘 점을 고려하면 단기 상승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 대금은 6조3969억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2월 이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동산 PF발 위기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점도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LG이노텍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연간 기준)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6조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4%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특히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컨센서스(약 4112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보다 못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증권가에선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원대로 예상했다.이번 실적 부진은 애플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의 아이폰14 생산 차질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 기기용 부품 수요 감소도 이어졌다.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9조5894억원, 영업이익 1조27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1.1% 증가, 영업이익은 0.6% 증가했다. 역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6.5%에 그쳤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