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경기지표 잇단 부진
세계銀도 올 성장률 전망 내려
CEO 12%만 "연착륙 가능"
中봉쇄완화·카드지출 등 긍정적
인플레가 정점 찍었는지가 관건
이번주 5월 소비자물가에 촉각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중앙은행(Fed)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은 올 2분기 경기성장률 전망치를 단 6일 만에 0.4%포인트 내렸다. 세계은행도 미국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봉쇄 완화 등으로 큰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美 2분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애틀랜타연방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GDP나우는 “올 2분기 미국 GDP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이 0.9%로 추정된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일 추정치(1.3%)보다 0.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1.5%를 기록해 7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상황이 더 안 좋다. GDP나우는 3분기 개인소비지출 증가율 전망치를 4.4%에서 3.7%로 0.7%포인트 낮췄다. 민간 국내 투자 전망치도 8.3% 감소에서 8.5%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4월 무역수지 적자는 871억달러로 전월(1077억달러) 대비 19.1%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2.5%로 낮췄다. 전 세계 전망치는 4.1%에서 2.9%로 내렸다. 세계은행은 “많은 나라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미국 산업계도 경제침체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내놓은 2분기 ‘CEO 신뢰지수 조사’에선 응답자의 68%가 경기침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란 예상도 20%에 달했다. 경기 후퇴 없이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경기침체에 접어들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경기침체가 12~18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이 변수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출석해 “40년 만의 최고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 잡기가 정책의 최우선순위”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재 역사적인 회복 국면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국면으로의 이행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 같은 경제적인 성취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대통령의 핵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즉 물가가 경제성장률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잡혀야 Fed가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킬 금리인상 등 긴축을 멈출 수 있어서다.
경기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는 이날 이코노미스트 분석을 인용해 낙관론의 네 가지 배경을 소개했다. 우선 노동 참여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지난달 신용카드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고, 대중교통 사용 빈도가 증가세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의 봉쇄 조치 완화도 호재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 활동이 둔화하겠지만 경기침체는 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나오느냐다. 미국 CPI는 지난 3월 8.5%(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한 뒤 4월 8.3%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 배경이다. 5월은 8.2~8.3% 전망이 우세하다. 이 전망을 웃도는 수치가 나오면 Fed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횟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기대 이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3일 급등했다. 네이버도 부진한 실적을 내놨지만 ‘네이버판 챗GPT’인 서치GPT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네이버는 이날 5.67% 상승한 22만35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도 4.19% 오른 6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애플과 알파벳이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3.2%, 4.6% 급락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름세를 보였다.네이버와 카카오는 올 들어 각각 25.91%, 26.55% 급등했다. 지난해 내내 주가 조정 원인으로 작용한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올 들어 둔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성장주는 금리가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반대 상황에선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커진다.네이버도 이날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3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등한 것은 서치GPT 출시 계획을 내놓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생성형 인공지능(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며 “올 상반기에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인 서치GPT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증권업계에선 국내 플랫폼산업을 대표하는 두 종목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단기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상승론자들은 지난 1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을 언급해 올해 금리 인상 속도 둔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 대한 풋옵션 가치를 부풀린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임직원들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딜로이트안진이 어피너티에 유리하도록 풋옵션 가치를 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이승련 엄상필 심담)는 3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딜로이트안진 임직원 3명, 어피너티 임직원 2명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격 결정이) 안진의 전문가적 판단 없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일방적 지시로 이뤄졌다고 보기에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신 회장은 2012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어피너티를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약정에 포함됐다.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자 2018년 10월 어피너티는 주당 40만9000원의 행사가격을 산정해 교보생명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신 회장 측은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거부했다. 이에 어피너티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국제중재를 신청했고, 교보생명은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형사고발해 맞불을 놨다. ICC는 2021년 8월 풋옵션 행사는 유효하지만, 행사가격은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다. 교보생명 측에 유리한 판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어피너티 측은 “이번 판결로 풋옵션 행사과정에서 제출한 안진의 평가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다.교보생명 측은 “이번 무죄 판결이 풋옵션 분쟁 핵심 쟁점인 행사가격을 정당한 방법으로 도출했음을 뒷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둔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3일 현대차는 1.71% 오른 17만2800원에 마감했다. 기아는 2.15% 상승한 7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되살아나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1월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이다.미국 신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1월 미국 자동차 계절조정 연간 판매대수(SAAR)는 1574만 대였다.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로, 전월 대비 18.26% 늘었다. 1월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06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1월 현대차 미국 판매 대수는 5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기아 역시 5만2000대를 팔아 22.3%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1월 기준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2%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늘었다.두 회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기차 라인업이 부재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월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재고 부족과 생산 차질로 인해 26.4%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감소한 기록이다.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회사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