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국내외 증시 하락에도 해외주식형 펀드에 꾸준히 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조정을 거치더라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주식형 펀드에선 돈을 빼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해외주식형 펀드 순유입액은 올 들어 매달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687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주식형 펀드 순유입액은 2월 7876억원, 3월 7529억원, 4월 9324억원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달에도 10일까지 1669억원이 순유입됐다.

미국과 중국 등의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되레 매수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미국 S&P500지수는 16.6%, 나스닥지수는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항셍지수는 14%, 상하이종합지수는 15%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TIVE ETF’였다. 이 ETF의 설정액은 1월 초 1조8020억원에서 이달 10일 기준 2조5476억원까지 늘어났다. ‘TIGER 미국S&P500 ETF’의 설정액 역시 8225억원에서 1조1995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주식형 펀드는 딴판이다. 지난 1월 2103억원이었던 국내주식형 펀드 순유입액은 2월 -1994억원, 3월 -1725억원 등 순유출로 돌아섰다. 4월에는 52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이달 들어선 다시 131억원이 순유출됐다.

순유출이 가장 많이 일어난 펀드는 ‘KODEX MSCI KOREA TR ETF’, ‘KODEX 200 ETF’, ‘TIGER 200 ETF’ 등이다. 특정 종목이 아닌 코스피지수와 MSCI KOREA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KODEX MSCI KOREA TR ETF’의 경우 설정액이 1월 초 1조6435억원에서 현재 6922억원으로 9513억원이나 빠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국내주식형 펀드보다 해외주식형 펀드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