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보고서나 경제 기사를 읽고, 기업 재무제표도 들여다봅니다. 확신을 갖고 매수했는데 사면 내리고 팔면 올라갑니다. 장기 투자, 분산 투자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투자하려 하지만, 테마주로 수십% 수익을 낸 지인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얘기입니다.

주식 시장에 정답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그들은 대체 어떤 원칙을 가지고 돈을 불릴까요? '투자의 킥' 코너에서는 그들을 찾아가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반드시 적용하는 규칙을 묻습니다. 이들의 이야기조차 정답이 될 순 없을 겁니다. 다만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나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국내서 이름을 크게 알린 개인 투자자 중 한 명이다. 1998년 첫 투자에 썼던 시드머니 4500만원을 현재 약 1000억원으로 불리는 데 성공했다. 2200배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그가 사들이는 종목은 기사화되는 등 금세 화제가 된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스마트인컴 사무실에서 주식 투자로 큰 부를 이루는 데 성공한 박 대표에게 그만의 투자 원칙을 물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매매를 하지 말고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매매를 반복하면 용돈은 벌 수 있을지 몰라도 큰 부자는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평생 동행할 기업 3~4개를 찾으라"며 "그 기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 최소 2~3년은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주식 농부' 박영옥 대표 "투자 전, 최소 3년은 기업 공부해라" [심성미의 투자의킥]

▶20년 간 전업으로 투자하면서 반드시 지켜온 자신만의 투자원칙은 무엇인가.
"개인 투자자 중 많은 사람들이 '투자'가 아니라 '매매'를 한다. 주식 투자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사고 파는걸 자주 반복할 수록 수익률은 낮아진다. 항상 강조하는 게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종자를 골라 심었다면 열매를 맺을 때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 심어놓은 고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금세 땅을 다 헤집고 다른 것 심어서는 안된다. 신중하고 종목을 고르고, 최소 2~3년은 들고 있는다."

▶기다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파란불이 뜨면 마음이 급해진다.
"주식투자의 본질은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세상을 이끄는 건 기업이고, 증권 시장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투자자는 선두에 설 기업을 골라 자금과 시간을 투자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면 된다.매수, 매도를 반복하면 기업이 내는 성과를 온전히 공유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란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다."

▶개인들은 전문투자자 방법을 따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평생 동핼할 기업 2~3개만 골라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2~3년은 그 기업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처음엔 관심있는 기업 10주 정도만 사놓고 기업의 성장주기를 관찰해라. 조금이라도 사놓으면 더 들여다보게 된다. 3~4년 관찰하다보면 기업의 성장주기나 주가 흐름에 대해 자세히 알게된다. 성장을 앞두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베팅해서 최소 2~3년은 묻어둬야 한다. 매매를 하지말고 투자를 해야 한다. 단기 매매를 하면 용돈벌이밖에 못한다."

▶투자할 기업은 어떻게 고르나.
" 내 아들, 딸이 취직했으면 하는 회사, 내가 돈만 있으면 인수하고 싶은 회사를 찾아라. 가치주, 성장주, 경기민감주 같은 것 따지지 않는다. 돈 잘 버는 회사, 번 돈을 잘 공유하는 회사를 사는거다. 특히 요새는 '팬덤'이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둔다.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제품이나 서비스, 경영자가 있는지 여부를 투자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투자 성공 경험을 얘기해달라.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확대될 때 나는 숨은 일꾼이 누구일지 관찰했다. 배당을 중시하고 적자를 내지 않는 회사에 투자하기 때문에 뒤에서 알짜로 돈을 버는 회사를 찾았다. 눈에 들어온것이 세방이다. 부산 소재 물류기업이다.
가족과 함께 해외로 출국하는 길에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인천대교를 건너다가 발견한 기업도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케이블이 연결된 교량을 누가 만들었는지 찾아보니 고려제강이었다. 원자재 가격에 따라 이익이 좌우되지만 부산의 공장부지에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근린 생활공간으로 만들어 자산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차세대 핵융합장치에 들어가는 초전도 선재를 생산하는 등 성장 모멘텀도 있는 기업이었다. 자기가 익숙하고 잘 아는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가하는 기업을 찾으면 된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어떻게 대처하나.
"흔히 변동성은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나는 변동성을 '하나의 기회'라고만 여긴다. 시황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어떤 위기든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 산업은 그렇게 성장해왔다. 변동성이 클 때 '어떻게 대처해야지'라는 생각은 안한다. 내가 투자하고 싶었던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지난달 말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떨어졌던 날 하필이면 지방에 강연을 가느라 매수를 못해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투자하는 기업 중 B2B보다 B2C 기업이 유독 많다.
"B2B 기업은 특정 기업에 실적을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종속된 기업의 실적에 좌지우지 된다. B2C 기업은 내가 업황이나 회사의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직접 소통하기도 용이하다. 꼭 사장이나 IR 팀장을 만난다는 게 아니라 그 회사에서 만든 재화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는 거다. 그런 방식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를 확인하는 걸 선호한다."

▶배당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나는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아니다. 간접투자를 통해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투자하는 기간 불안하면 안된다. 불안하면 시황에 따라 매수, 매도를 반복하게 된다. 시가배당률 3~4%씩 주는 기업은 주가가 빠질 때도 참고 기다릴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 수익률이 높아진다. 어려운 시기를 참고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황에선 배당이 중요하다. 배당은 안전마진이다."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업종은.
"올 들어 삼성증권 NH증권 등 증권사에 많이 투자했다. 흔히 증권회사는 '시황 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증시가 지지부진하더라도 투자를 경험해본 MZ세대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거다. 지속될 머니무브의 플랫폼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항공우주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운행하려면 저궤도 위성통신이 귀 역할을 할 거라고 본다. 전기차 시장에선 완성차 업체보단 전기차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현대오토에버 같은 기업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밖에도 한류 현상을 등에 업고 'K-푸드'가 질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5000만 인구를 대상으로 장사하던 업계 시장이 30억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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