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의 장점은 개별 종목에 대해 잘 몰라도 유망 테마나 섹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학개미뿐 아니라 서학개미도 ETF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최근 시장에서 주목한 주요 테마의 국내외 대표 ETF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뭘까.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는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를 3122만달러(약 36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올 6월 세계 최초로 상장한 메타버스 ETF다. 구성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 로블록스, 마이크로소프트, 유니티소프트웨어, 메타플랫폼 등이다.

지난달 13일 상장한 국내 메타버스 ETF 4종은 모두 이 META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상장 이후 지난 15일까지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37.2% 올랐다. ‘TIGER Fn메타버스’ ‘KBSTAR iSelect메타버스’ ‘HANARO Fn K-메타버스MZ’도 19.0~3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META의 수익률은 14.5%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장은 “국내의 경우 3분기 실적 발표 철에 게임회사가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계획을 줄지어 발표하고 오징어게임 흥행으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가진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ETF도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테마다. 미국 상장 ETF 중 ‘심플리파이 볼트 로보카 디스럽션 앤 테크(VCAR)’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5.9%다. 국내 액티브 ETF 수익률의 다섯 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오름세가 꺾였다. VCAR은 테슬라 비중이 17%에 달해 테슬라 주가 움직임에 좌우되는 특성이 있다.

주요 미래차 ETF 중에는 ‘HANARO Fn전기&수소차’만 한 달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구성 상위 종목 중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등의 주가가 내린 영향으로 보인다.

9월 30일 국내에 처음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는 기사회생한 모양새다. 한 달 수익률이 6.9~10.9%다. 앞서 미국 증시에 상장한 ‘크레인셰어즈 글로벌 카본 ETF(KRBN)’가 올초 이후 9월 말까지 60% 넘게 올라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이었는데 국내 ETF 상장 직후 천연가스 가격이 출렁이면서 수익률이 부진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