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순 씨엔알리서치 전무 / 사진 제공=씨엔알리서치
박형순 씨엔알리서치 전무 / 사진 제공=씨엔알리서치
씨엔알리서치가 허가용 임상시험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해 내년 본격 사용에 돌입한다. 기존 비허가용 임상에 사용하던 회사의 ‘전자 자료 수집(EDC)’ 외에 자체 프로그램을 추가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씨엔알리서치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이후의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형순 씨엔알리서치 전무는 “허가용 임상의 IT 솔루션 외주 비용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자체 IT 솔루션이 안정화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내년 초 내부 시험을 거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4%포인트 이상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자료 제공=씨엔알리서치
자료 제공=씨엔알리서치
씨엔알리서치는 1997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 ‘풀서비스' 임상수탁기업(CRO)이다.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데이터 관리, 통계 분석, 결과보고서 작성, 품질 관리 등 임상시험의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대병원과 국내 최초로 다인종 임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지 않아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이 요구하는 코카서스 인종 대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존 대비 40~50% 절감된 비용으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회사의 최근 10개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2.7%다. 지난해에는 매출 34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212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매출은 4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영업이익은 60억원을 전망했다.

FDA가 의무화하고 있는 국제 임상 데이터 표준 컨소시엄(CDISC) 기반 새로운 IT 플랫폼 ‘아임트라이얼’도 내년 출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임상 역량과 임상시험의 효율성 및 품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현재 글로벌 임상을 접수하기 위해서는 국내 임상 데이터를 CDISC에 맞게 다시 변환해야 한다”며 “아임트라이얼을 활용하면 처음부터 CDISC 기반 데이터 획득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FDA는 물론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EMA,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등의 허가기관 제출도 용이하다고 했다.

전략적 제휴도 지속한다. 씨엔알리서치는 트라이얼인포매틱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CDISC 기반 항암 임상 전용 플랫폼 ‘온코 트라이얼 보드(Onco Trial Board)’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항암 분야 임상시험 역량을 강화시켜 국내 및 글로벌 임상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GC녹십자랩셀과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지씨씨엘을 통해 ‘센트럴랩 서비스’도 지속 제공한다. 센트럴랩 서비스는 국내 최초로 임상 1상부터 시판 후 연구까지 전주기 임상 검체 분석 서비스를 중앙검사실 한 곳에서 제공한다. 한 곳의 실험장소에서 동일한 장비로 임상을 수행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박 전무는 “2상, 3상 및 신약 허가신청서(NDA) 등을 위해 글로벌 CRO인 ARG와의 전략적 제휴, 글로벌 CRO 연합체 ‘어크로스 글로벌 얼라이언스’ 가입 및 제휴를 통해 주도적인 글로벌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CRO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씨엔알리서치는 엔에이치스팩17호와 합병 상장을 통해 연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가액은 2000원, 합병비율은 1대 26.86이다.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5일로 예정됐다.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임상 CRO 중 세번째 상장사가 된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