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주 서한…"폭발적 소비 볼 것"
빠른 성장에도 물가·금리 낮은 수준
증시 일부 거품…법인세 인상 천천히
"은행 최대 경쟁자는 핀테크 업체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CNBC 제공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CNBC 제공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나가고 있다며 2023년까지 경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최상의 경제 조건인 ‘골디락스(Goldilocks)’ 구간에 진입했다고도 평가했다.

다이먼 CEO는 7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띄운 연례 서한에서 “초과 저축과 추가 재난지원금, 정부의 엄청난 적자 지출, 새 양적완화, 새 인프라 법안 가능성, 성공적인 백신, 대유행 종식을 앞둔 기쁨으로 경제가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을 이용해 부채를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저축액을 늘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봉쇄 조치 종료 이후 보기 드물 정도의 소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 빠른 백신 배포와 막대한 저축,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법안 추진 등이 골디락스 경제로 이끌 것이란 관측이다.

골디락스는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 속에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더디게 진행되는 최적의 경제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이번 서한은 다이먼 CEO가 1년 전 썼던 내용과 180도 다르다. 그는 당시 “미국이 악성 침체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증가률이 최대 마이너스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작년 경제 성장률은 -3.5%를 기록했으나, 작년 2분기엔 연율 기준 -31.4%까지 추락했었다.

다이먼 CEO는 바이든 정부의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과 관련 “현명하게 지출된다면 모두에게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봤다.
작년 3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미국의 분기별 경제 성장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작년 3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미국의 분기별 경제 성장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다만 위협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조기 인상해야 할 정도로 물가가 뛰거나 변이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훼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 호황이 현재의 주가 수준을 합리화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엔 다소 거품과 투기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다이먼 CEO는 “팬데믹이 심각한 소득 및 인종 불평등을 야기하고,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켰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동 지원과 사회안전망 구축, 더 높은 소득으로 이끌어주는 직업교육 등을 통해 노동 참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한 부유층 증세에는 찬성하지만 법인세율 인상은 합리적이고 완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팬데믹 종료 후 JP모간은 아주 작은 그룹에서만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채택할 것”이라며 “대다수 지점에선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재택근무가 동료와의 교류·협력이나 소비자 접점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그는 “근무 정상화를 위해 뉴욕에만 1만2000~1만40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본사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JP모간의 최대 경쟁자로는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을 이례적으로 꼽았다. 다이먼 CEO는 “핀테크(금융기술) 기술이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전통 은행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프 로빈후드 페이팔 등 성공적인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 은행권 영역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간은 미국 최대 은행이다. 다이먼은 2005년부터 JP모간을 이끌어온 최장수 CEO 중 한 명이다. 올해 서한은 65페이지에 달하며, 지금까지의 연례 서한 중 가장 긴 것으로 기록됐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