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앞으로 2년 동안 투자의 황금기(golden window)가 열릴 것”이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김 회장은 14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1998년, 2008년 금융위기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세 번의 시장 충격을 겪으면서 배운 교훈은 향후 큰 투자 기회가 올 것이란 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시아 최대 PEF 중 하나인 MBK는 운용자산 규모가 약 27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홈플러스, BHC, 롯데카드, 골프존카운티 등에 투자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는 투자 철학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며 “모든 투자는 기술(테크) 기반의 거래여야 한다는 원칙을 되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 고디바(초콜릿 기업) 등 보유 중인 유통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회복 국면에선 ‘현금이 왕’이라는 말이 있다”며 “MBK는 약 7조원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실탄을 바탕으로 향후 유망한 투자 기회가 포착되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준비가 돼 있음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2호 결성 작업을 최근 시작했다”며 새로운 펀드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SSF는 기업 구조조정, 부실 자산, 소수 지분 매입 등 투자 영역이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펀드다. 그는 MBK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속에서도 지난해 4조원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1조3000억원의 차익을 거둔 대성산업가스, 투자금 대비 4.5배 수익을 올린 중국 물류사 에이펙스로지스틱스 매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 김병주 회장의 연례서한 전문은 마켓인사이트 유료 사이트(marketinsight.hankyung.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