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코스닥지수였다. 상승률 45%로 주요국 지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거의 오르지 못했다. 대형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형주도 움직일 시점이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코스닥지수는 장중 1000을 돌파하며 상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천스닥, 닷컴버블 이후 처음
26일 코스닥지수는 4.29포인트 오른 1003.59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한때 1006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자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가 1000을 웃돈 것은 정보기술(IT) 버블이 있었던 2000년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작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0.53% 내린 994.00에 거래를 마친 반면 코스피지수는 2% 이상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51%), 홍콩항셍지수(-2.55%), 일본 닛케이지수(-0.96%) 등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성과가 좋았다.
코스닥시장 종목으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가 메리트와 중소형 기술주 약진의 힘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12월부터 코스피지수에 비해 코스닥지수는 거의 오르지 못했다”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코스닥으로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 기술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닥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소외된 중소형주 관심”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코스닥시장 중소형주의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주가수익비율(PER) 대비 코스닥시장 PER은 1.3배 수준으로 10년 평균인 1.4배를 밑돌고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PER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때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고 말했다. 실제 2012~2013년 5월과 2017~2018년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각각 14.4%, 26.3%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1.9%, 10%를 크게 웃돌았다. 코스닥 PER이 낮았던 시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실적 모멘텀이 있으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증가한 종목을 톱픽으로 제시했다.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는 대주주가 경영에 밀접하게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때문이다. 컴투스, 에스에프에이, 나이스평가정보, 웹젠, 아이티엠반도체, PI첨단소재 등을 이 같은 조건에 맞는 종목으로 꼽았다. 김상호 연구원은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대주주 지분율까지 높아진다면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에 호재가 많아졌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르면 3월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공매도가 코스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부터 공매도 금지가 풀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주에 집중돼 있는 개인 매수세를 코스닥 중소형주로 옮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B투자증권은 “공매도에 대한 저항이 큰 개인들 특성상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코스닥의 고질적인 문제인 연기금 기피 현상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정부는 현재 1~2%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