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회장 선거 '5파전'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새 회장 선거에 5명의 회계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회계사회는 22일 차기 회장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정민근 딜로이트안진 부회장,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등 회계법인에서 3명이 후보로 나섰다. 21대 국회 불출마를 선언했던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도 등록을 마쳤다. 약 한 달의 선거 운동 기간을 거친 뒤 내달 17일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이 선출된다.

당초 후보자가 10명 가까이 난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선거전은 결국 5파전 구도로 정리됐다. 회계사회가 최근 회장 연봉과 후보자 기탁금을 대폭 조정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사회는 지난달 회장 연봉을 3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고, 기탁금은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였다. 회장 자리가 명예직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국내 1위 회계법인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이 높은 인지도와 업계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초반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출신인 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외부감사법 개정을 주도했던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법인 대표 사이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처음 도입한 전자투표제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약 2만20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휴대폰 등 전자기기로 투표할 수 있게 되면서 표심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금융감독원이나 일반 기업 회계부서 등에서 일하는 상당수 비전업 회계사들도 손쉽게 투표할 수 있게 돼 참여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대형 회계법인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으면 당선이 유력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회원들이 직접 총회장에 나와 투표했을 때 30% 안팎에 그쳤던 투표율이 이번에는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