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주춤한 사이 CMA·MMF로 잠시 피신
"W자형 반등에 무게...일단 관망한 뒤 저점 매수 기회 엿봐"
"급락장 한번 더 온다"…초단기상품에 개인 '뭉칫돈' 이동

시중 투자자금의 피난처로 여겨지는 단기상품으로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락장에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급반등 과정에서 다시 들어오는 양상이다.

주가지수가 1800선 중반대까지 회복하자 한발 물러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격하게 늘어나던 투자자 예탁금도 주춤하고 있다. 잠시 자금을 금리를 주는 단기상품으로 빼뒀다가 2차 조정장이 오면 언제든지 ‘실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MMF·CMA 순유입 전환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개인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46조7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1400대로 추락했던 지난달 23일(44조8122억원)보다 1조8984억원 불어났다. 개인들은 3월 급락장(5~19일) 때 CMA에서 7700억원의 자금을 뺐다가 최근 다시 돈을 넣어두고 있다.

MMF에도 뭉칫돈이 다시 몰리고 있다. MMF 설정액은 지난 1일 120조4078억원 수준에서 13일 135조4454억원으로 급증했다. 2주가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5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개인 MMF 자금은 22조7581억원으로 보름 사이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CMA와 마찬가지로 코스피 급락 땐 MMF에서 자금을 뺐다가 이달 들어 다시 맡기고 있다.

MMF와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초단기 투자상품이다. MMF는 은행 등에서 고객의 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뒤 이를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CMA 역시 증권사 및 종금사에서 CP나 CD,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준다.

○“V자보단 W자 반등에 무게”

단기 대기자금 성격이 강한 두 상품에 다시 돈이 몰리는 것은 ‘2차 조정장’을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 대비 27.40% 반등해 1850선을 웃돌면서 일단 돈을 옮겨놓고 시장을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CMA 금리도 연 0%대로 낮아졌어도 주식 계좌에 넣어두는 것보단 경제적이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초 47조6000억원대로 한달 새 16조원 급증했다가 현재 43조6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실물 경제 위축이 우려되는 데다 과거 위기 상황과 마찬가지로 2차 급락장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오성원 하나금융투자 랩운용실 이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W’자 형을 그리며 증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단기로는 한번 조정이 더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액 자산가들이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 보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로 전해지고 있다. 현상균 디에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자산가들 중에선 국내 증시에 다시 충격이 닥칠 수 있다는 변수에 대비해 ‘한 번 더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는 이들이 많다”며 “현금을 확보해놓고 지켜보다가 조정장이 오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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