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가 주식을 샀다면 좋은 신호다.”(피터 린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낙폭을 키우는 종목 가운데 일부 상장사의 대표나 임원, 대주주 등이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요 정보를 내부자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매수 신호가 반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자사株 매입 나서는 임직원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이날 2만 주의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1만2975원, 총 매입 금액은 2억5950만원이다. 최 사장은 지난달에도 자사주 3만 주(주당 1만4750원)를 매입했다. 이달 초 임원 두 명도 장내 매수를 통해 1만5500주를 매입했다. 회사 측은 “책임경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유가 하락까지 겹치며 회사 주가는 하락세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1년 만에 최저가(1만1900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영진이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낙관하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초 이 회사는 알제리의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1조9000억원)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설비’(2조1000억원)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영업이익 3400억원, 수주 10조5000억원의 올해 실적 전망을 지난 1월 말 밝히기도 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 프로젝트 현장 진행 및 계약 관리는 현지 지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출입국 제한 영향이 적은 편”이라며 “유가 급락에도 올해 수주 목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파트론의 김종구 회장 등도 최근 지분을 1.14%(61만5734주) 늘렸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 등의 지분은 26.68%까지 늘었다. 현재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부품을 납품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낙폭이 커진 상태다. 하지만 올 2분기부터 중저가 스마트폰에 쿼드러플 카메라 모듈이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지난달 말 장내 매수로 2억원 규모의 포스코케미칼 주식(3333주)을 매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인조흑연을 사용한 2차전지 음극재 공장 건립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공장 부지 매입 계약을 맺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에서 배터리 출력과 수명이 늘어나는 인조흑연 음극재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교육 기업인 청담러닝은 창업자인 김영화 사장과 서종현 부사장이 지난달 말부터 자사주 10만여 주를 매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사 학원 브랜드의 봄학기 개강을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에도 최대주주는 지분 매입에 나섰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