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6년 8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에 투자를 했다. 농협 계열사들과 공동으로 부동산 블라인드펀드(NH아문디 하나로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펀드)를 조성한 뒤 이 펀드를 통해 첫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다. NH아문디운용은 작년 10월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을 조기 매각해 600억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NH아문디운용의 첫 대체투자 성적표다.

NH아문디운용이 ‘대체투자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대체투자 분야에 진출했지만 수탁액이 매년 증가하면서 4년여 만에 업계 10위로 올라섰다.

○4년여 만에 대체투자 부문 업계 10위로

NH아문디운용이 2015년 8월 시작한 대체투자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년 만인 2017년 수탁액 1조원을 돌파하더니 4년여 만인 작년 말에는 4조4000억원으로 증가해 업계 10위로 발돋움했다. 특별자산만 따지면 업계 5위 규모다.

운용사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대체투자 자산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말 전체 자산의 1.8%에 불과했던 대체투자 운용 자산은 2019년 말 10.2%까지 높아졌다. 투자금의 70% 이상이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외부 기관투자가로부터 나왔다. 운용 성과도 탁월해 작년 영업이익 증가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NH아문디운용의 대체투자 부문은 부동산본부, 대체투자1본부(인수금융), 대체투자2본부(실물투자)로 구성됐다. NH아문디운용 대체투자 부문 전체 운용자산의 65%가 해외 자산이다. NH아문디운용의 2대 주주이자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자산운용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투자파트너와 협력해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국내외 실물자산 및 인수금융 시장에서 고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부동산본부의 타임스퀘어 매각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6년 8월 투자한 뒤 작년 10월 말에 조기에 매각하며 600억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누적 투자수익률은 60%가 넘는다.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사옥, 여의도 현대캐피탈 제1관, 중구 오렌지센터에도 연달아 투자했다.

대체투자1본부는 선순위 인수금융 블라인드펀드를 3개째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 펀드들의 누적 약정액은 1조69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기준 인수금융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여섯 곳뿐이다.

대체투자2본부에서는 해외 인프라투자 사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인프라투자는 올해 1월 말 기준 수탁액 2조원을 넘겼다. 북미, 서유럽, 북유럽, 호주 등에 걸쳐 신재생에너지, 터미널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NH금융 네트워크’가 비결

이런 우수한 실적의 배경으로는 NH금융그룹의 네트워크가 꼽힌다. NH금융그룹이 은행, 증권, 보험, 캐피털 등 대부분의 금융 업종을 망라하는 덕에 다양한 외부 투자자와 신뢰를 구축하고 좋은 투자 기회도 발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용 인력의 전문성을 높인 점도 우수한 성과를 낸 비결이었다. NH아문디운용은 운용 인력의 절반 이상을 회계법인, 산업 전문가 등 외부 출신으로 꾸려 다양한 시각에서 투자 대상의 기회 및 위험 요인을 분석하도록 하고 있다.

NH아문디운용은 올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NH아문디운용 관계자는 “경기둔화 우려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NH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투자파트너를 선정하고 공동 투자 기회도 확보함으로써 꾸준하게 현금 창출이 가능한 투자처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