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미국 증시 상장사는 에너지 음료 제조업체 몬스터베버리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0년간 624배 뛰었다. 다음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230배), 데이터센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에퀴닉스(120배) 등의 순이었다.

주가 624배 뛴 '괴물'…美 몬스터, 20년 상승률 1위
미국 통계 전문 웹사이트 하우머치닷넷은 1999년 12월 31일 이후 20년간 수익률이 높은 미국 증시 상장 주식을 분석해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99년 12월 말 종가 대비 현재가(지난달 22일 종가 기준)로 수익률을 구했다. 2000년 이후 상장한 주식은 상장일 종가를 반영했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몬스터베버리지는 2000년 이후 수익률이 6만2444%에 달했다. 당시 100달러(약 11만원)를 투자했다면 6만2444달러(약 7230만원)를 쥐게 됐다는 의미다. 마켓워치는 “몬스터베버리지는 에너지 음료 시장의 과잉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큰 폭으로 올랐다”며 “올초 주가가 폭락했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2위인 넷플릭스는 20년 전보다 2만3071% 뛰었다. 이 회사는 2002년 5월 23일 상장 당시 주당 1.21달러에 거래됐다. 현재는 주당 280달러를 웃돈다. 수익률 상위권 10개 주식 가운데 요즘 대세로 꼽히는 일명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기업은 넷플릭스와 애플 두 곳뿐이었다. 애플은 7416% 수익률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우머치닷넷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없는 이유는 21세기 초에 이 회사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가가 상승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상승률 10위권 기업들의 주력 업종은 다양했다. 3위는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수익률 1만2050%), 4위는 농축산업 용품업체 트랙터서플라이(1만171%)가 각각 차지했다. 수술용 로봇제조회사 인튜이티브 서지컬과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회사 앤시스가 각각 9155%, 7856%로 뒤를 이었다. 이외 수의학 진단기업 이덱스 래버러토리즈 주가는 20년 전보다 6822% 상승했다. 마스터카드(6279%)와 의류 할인점 로즈스토어(6003%)의 상승률도 돋보였다.

하우머치닷넷은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는 1주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수익률은 낮았다고 설명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1999년 12월 주당 5만달러대였고 지금은 30만달러 수준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