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반등하며 196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연일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고 있어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헤지(위험회피) 성격이 짙고, 풋·콜 비율(풋옵션 거래량/콜옵션 거래량)도 높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코스피지수는 20.35포인트(1.05%) 오른 1960.25에 마감했다. 196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일(1998.13)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중국이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금리 개혁안을 내놓은 가운데, 독일 재무장관이 경기침체 시 550억달러 규모 재정부양책을 쓸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경기 부양 기대가 커졌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수하고 있는 점도 증시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만기일 다음날인 6월 14일부터 지금까지 선물을 3만9054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적은 금액으로도 현물 주식을 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선물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야간 선물과 6월 만기일 당시 롤오버 물량을 고려하면 외국인은 아직 헤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6월 만기일에 외국인 선물을 4만5285계약 대규모 순매도했던 만큼 이후 순매수 물량을 더해도 약 6000계약 순매도 상태”라며 “특히 야간 선물에선 지금까지 1만8230계약을 순매도해 증시 상승세에 베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헤지 포지션은 현물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가 현물 가격 하락에 대비해 선물을 미리 매도해 놓는 것을 말한다. 현물에서 발생한 손실을 선물에서의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

미결제약정이 35만7423계약으로 최근 2년 내 최고 수준에 이르고, 풋·콜 비율이 1.20(19일 기준)으로 높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풋·콜 비율이 1을 넘는 것은 풋옵션 거래가 콜옵션보다 활발하다는 것으로 증시 하락을 예고하는 지표가 된다.

증권가에선 경기 부양 기대에 주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큰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2일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23일 미국 잭슨홀 회의, 9월 1일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여부 등이 남아 있어 증시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