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인컴펀드로는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인컴펀드를 향하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고배당주, 부동산 등에 투자해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꾸준히 쌓아가는 펀드다.
수익 차곡차곡…인컴펀드에 올 1兆 뭉칫돈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인컴펀드 70개에 1조101억원이 순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0개 유형 테마펀드 가운데 퇴직연금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가치주펀드에서 5748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배당주펀드(5091억원), 원자재펀드(1603억원), 삼성그룹주펀드(1460억원) 등에서는 뭉칫돈이 흘러나왔다.

인컴펀드는 목표 수익률이 연 5~8% 정도로 주식형펀드에 비해 낮지만 변동성이 작아 최근 증시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된 5월 이후에만 인컴펀드로 7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려 불안한 증시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수준으로 내려앉고,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악재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인컴펀드로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 들어 70개 인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67%다. 가치주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1.80%), 배당주펀드(3.64%),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 1.47%) 등과 비교해 높다. 지난 5월 이후 이달 15일까지 코스피지수가 5.50%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 변동성은 높아졌지만 인컴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2.11%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 기간을 넓히면 안정성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방어하며 1년간 평균 3.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11.10%의 손실을 봤다.

인컴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월지급식글로벌배당인컴(연초 이후 수익률 16.95%)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6.92%), ABL알리안츠인컴그로스(13.25%) 등이 뒤를 이었다.

인컴펀드 중에서도 안전한 채권형 선호가 두드러졌다. 변동성에 방어력이 있는 데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에는 올해만 851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글로벌 채권 운용사 핌코가 관리하는 펀드다. 배당주 등에 투자하지 않고 다양한 해외 채권에만 투자해 연 5~7%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