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신용거래가 집중된 코스닥시장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하락해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10조3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9조4076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4조8673억원, 코스닥시장 5조5173억원이다. 신용거래 잔액 증가는 코스닥시장에 집중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25억원 늘어나는 동안 코스닥시장은 9544억원 급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 반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종목들은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은 신라젠(1920억원) 아난티(1512억원) 펄어비스(1345억원) 에스엠(1128억원) 에이비엘바이오(1060억원) 메지온(794억원) 셀리버리(707억원) 와이지엔터(671억원) 에코프로(600억원) 포스코케미칼(565억원)이다. 이들 중 올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 메지온, 셀리버리뿐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7.9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신용거래 투자는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률이 배가되지만 하락 시에는 이자비용까지 떠안아야 한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