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직접 운영하는 헤지펀드 수탁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첫 상품을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국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중 3위(수탁액 기준)에 올랐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운용과 판매 능력까지 갖춘 증권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발 주자' 신한금투, 헤지펀드 수탁액 1兆 넘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헤지펀드 수탁액은 1조295억원(6월20일 기준)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12월 헤지펀드 등록을 하고, 올 1월부터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반년이 안 돼 교보증권(3조5084억원), 타임폴리오(1조7000억원)에 이어 운용 규모가 세 번째로 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교보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보다 1년 정도 늦게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헤지펀드운용본부가 운용하는 총 37개 펀드의 연평균 환산 수익률은 2.45%(6월22일 기준)다. 운용본부가 경쟁 상품으로 여기는 1년 만기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연 2.11%)이나 증권사 1년 만기 발행어음(연 2.30%)보다 수익률이 높다. 6개월 이내 단기 상품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인 운용 성과는 더 뛰어나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특히 업계에서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수시입출금형 펀드는 평균 연 2.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하는 머니마켓펀드(MMF)의 연평균 수익률(1.50~1.75%)보다 높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수시입출금형 펀드를 도입해 관심을 끌었다”며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은 다른 헤지펀드와 비슷하지만 매일 손실 없이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도록 차입 규모와 만기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과의 시너지도 헤지펀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자금운용부서는 자금운용수단으로 신한금융투자 헤지펀드운용부의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그룹사 고유자산(1200억원) 운용도 일부 담당하고 있다.

수탁액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상품운용 전략 등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달러리포(채권)펀드를 내놓는 등 상품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부터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판매처도 늘렸다. 최문영 신한금융투자 헤지펀드운용본부 상무는 “부동산 항공기 등 대체투자, 지분(에쿼티) 투자 등으로 상품을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수탁액 2조원의 헤지펀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